이유는 단순하다. 요점 정리가 주를 이루는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6 페이지 서술형 메모를 쓰려면 기승전결을 따져야 하고, 내용을 뒷받침할 자료가 확실해야 한다. 요점이 정리가 되어져 있어야 하지만 그 요점들이 만들어지게 된 사고의 출발점과 과정, 그리고 그 논리가 함께 전달되어져야 한다. 즉 불렛포인트 형식을 주로 하는 파워포인트 보다 서술형 메모의 작성은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은 스마트 기기가 널려 퍼지고 모든 지식이 단어 몇 개를 검색함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의 자신의 사고력보다는 검색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어진 것 같을 정도로 시대가 바뀐 것이다. 하기야 이제는 불렛포인트로 차여진 파워포인트가 없이는 어떤 설명이나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세상이 된 것이다.
사실 요즘에는 도서도 요약본을 찾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요약본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책을 읽으며 독후감을 쓰기도 하고, 중간중간 맘에 드는 글을 노트에 옮겨 적기도 하던 때가 있었다. 때로는 포스트잇으로 정리를 하기도 하고, 맘에 드는 글이 있는 페이지를 사진 찍어 보관하기도 했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공부가 되고, 정리가 되면서 자신의 지식과 논리가 되어지는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요약본만 읽어도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한다. 과연 정말 요약본을 읽으면 책을 다 읽었다 말할 수 있을까?
동영상의 세계도 그리 다르지 않다. 강의 전체를 보던 시대에서 5분 컷의 시대로, 이제는 그것도 길어서 “짤”로 보는 시대가 되었다. 전체를 보기 보다는 쉽고 빠르게 보고 싶은 내용만을 골라 아주 간단하면서도 재미 위주의 선택적 내용을 접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보게 될 때도 몇 분 길이인가를 먼저 확인하고 볼지 안 볼지 최종 결정하는 경우가 있지 않는가?
이처럼 세상은 간편한 것을 요구하고 많은 요약된 정보로 채워진 소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회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도 그것을 경계하는듯 싶다. 서술형 메모를 준비하게 함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의 투자를 늘려낸다. 그리고 그 시간속에서 좀 더 깊고 넓은 사고를 하게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복사와 붙이기가 아닌 창조력의 폭을 넓힘은 물론이요 논리의 정리와 이해, 감성의 조화를 향상시킨다. 아마존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의 힘은 바로 파워포인트가 아닌 서술형 메모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은 아니지 싶다.
그러한 점에서 제프 베조스의 방법은 한번 적용해 볼만하다. 그의 접근 방식은 분명 좀 더 깊은 사고와 논리적 정리와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6 페이지 장문이 아니어도 좋다. 반 페이지라도 적어보는 훈련을 해보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고, 적어보고, 다시 읽어보고,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에 대한 근거와 이유를 생각해보는 과정을 주기적을 가져 보는 것이다. 물론 동호회 활동도 좋다. 물론 저처럼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좋다. 분명 자신의 사고 체계와 세계관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블렛포인트와 요약본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검색형 인간에서 사색형 인간이 되면 좋겠다. 어찌보면 이과 중심의 세계에서 문과 중심의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좀 더 미래지향적이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저도 사실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사색의 중요성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저 혼자만 주구장창 글쓰고 아무도 그 글과 그 글에 담긴 사색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각적으로 잘 보이는 것이 부작용도 있지만 그게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안그래도 요즘은 유튜브에 비해서 블로그가 돈벌이가 안된지도 꽤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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